연구성과

POSTECH 박사과정생, 생체 회로의 주기성 조절 원리 규명 (2008.7.3)

2009-08-18739

7월 4일자, 사이언스(Science)지 인터넷판 게재
 

심장 박동, 세포 주기, 생체 시계와 같은 주기성을 가지는 생체 회로의 조절 원리가 국내 과학자가 참여한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이 지원하고 있는 국가핵심연구센터사업(NCRC)를 수행하는 POSTECH 시스템생명공학부 박사과정 최윤섭(25세)씨는 스탠퍼드 대학과의 공동 연구에서 유전자 혹은 단백질들 간의 상호 작용에 의해 생성되는 생체 회로의 주기성 조절 원리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사이언스’지 인터넷판 7월 4일자에 게재되었다.

생명체에는 수많은 주기적인 현상들이 일어난다. 심장의 규칙적인 박동, 세포의 분열, 사람이 일정한 수면주기를 가지게 하는 생체 시계 와 같은 현상은 모두 생명체에 내재하는 유전자나 단백질들의 회로가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반복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생체 내 회로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 심장 박동 속도나, 세포 분열 속도를 정확하게 조절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생체 회로의 주기성의 유지 메커니즘은 지금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2000년 미국 프린스턴대의 스태니슬라스 리블러 교수팀은 유전자 발현 조절메커니즘을 인위적으로 설계하여 일정한 주기를 가지는 ‘진동유전자회로(Oscillatory genetic circuit)’을 개발하여 네이처(Nature)지에 발표한 바 있다.

이 유전자 회로(Genetic circuit)는 세 가지 유전자로 이루어지는데, A는 B의 발현을, B는 C의 발현을, C는 다시 A의 발현을 억제하는 음성 되먹임 고리(negative feedback loop)를 형성하도록 디자인되었다. 하지만 이 생체 회로의 주기와 진폭은 매우 불규칙적이고 불안정하였으며, 그 이유는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생체 회로의 설계는 약품 및 수소에너지의 생산과 같이 파급효과가 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불안정성 때문에 제한적으로 응용될 수밖에 없었다.

최 씨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스탠퍼드 대학 연구진은 지금까지 풀리지 않았던 이러한 생체 회로의 안정성 유지의 메커니즘에 대해 해답을 제시하였다.

‘양성 되먹임 고리와 음성 되먹임 고리에 의한 견고하고, 조절 가능한 생물학적 회로’ 논문에서 최 씨는 생체 회로들의 주기성이 음성 되먹임 고리(negative feedback loop) 뿐만 아니라, 양성 되먹임 고리(positive feedback loop)의 조화에 의해 일어나며, 특히 기존에는 불필요하게 생각했던 양성 되먹임 고리가 실제로는 생체 회로의 조절가능성 및 안정성 유지에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수학적 모델링 및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밝혔다.

이론적으로 음성 되먹임 고리(negative feedback loop)만을 가진 회로도 주기성을 가질 수 있으나, 모든 생명체의 회로는 ‘불필요해 보이는’ 양성 되먹임 고리(positive feedback loop)를 추가적으로 가진다. 이러한 사실에 주목한 연구팀은 두 종류의 회로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음성 되먹임 고리와 양성 되먹임 고리를 가지는 회로가 음성 되먹임 고리만을 가지는 회로에 비해 훨씬 안정적이며 조절 가능한 특성을 지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최 씨는 POSTECH 박사과정 학생으로 시스템바이오다이나믹스 국가핵심연구센터(센터장: 남홍길 교수)의 지원 아래 스탠퍼드 대학의 제임스 페럴 교수(POSTECH 겸직교수) 연구실에 방문 연구원으로 파견되어 지난 8월부터 6개월간 연구를 수행하여 공동 제 1저자로 이번 논문을 발표하였다.

POSTECH 학부과정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전공한 최 씨는 컴퓨터를 활용해 생물학적 원리를 규명하는 학제간 융합연구를 수행해왔다.

특히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의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와는 달리, 실험 없이 수학적 모델링 및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생명 현상의 숨겨진 의미를 파악해내어 학제간 융합연구의 중요성 및 미래 생명과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씨는 “이번 연구 성과는 생명체 조절의 근본 원리를 새로운 관점에서 발견하여 제시한 것으로 조절 이상에서 생기는 암, 당뇨와 같은 난치성 질환들의 원인 연구에 응용가능하며, 생체 회로 재설계에 활용하여 생물체를 이용한 의약품이나 수소에너지의 안정적 고효율 생산에 기여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